즐거웠다.
즐거웠었다.
정말 가장 즐거웠던 때를 떠올리라면 난 고3을 꼽겠어.
집보다 학교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친구는 식구가 되었고, 가족과는 어색한 사이가 되었어도,
비록 코피는 흘리지 못했지만 밤샘공부 새벽공부 벼락치기 다 해봤고,
담배는 안 폈지만 나름 불량하게 놀다 맞아도 봤고.
연애는 못했지만 뒤늦게나마 수줍은 고백도 받아봤고.
공부도 놀기도 열심히 했으니.
후회없는 시간. 내겐 고3이었어.
왜 그런줄 알어?
내겐 너희들이 있었거든.
그땐 정말 순진하게도, 서른이 되면 함께 책을 내고,
건물 하나를 아지트삼아 이웃사촌으로 늙어갈 줄 알았지.
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.
그래도 난 모두가 고마워.
' Essais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사이의 차이 (0) | 2015.02.06 |
---|---|
푸르고 작은 아이들 (0) | 2015.01.26 |
선반프로젝트 (0) | 2013.03.10 |
노래 하나. 내가 있어요 (0) | 2011.10.05 |
처음부터 (0) | 2011.10.03 |